대학교 2학년 때, 역사학 수업을 수강하면서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되었다. 단순히 과거 사건의 나열이 아닌, 역사의 본질과 그 의미에 대한 탐구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를 서술하는 방법론에 대한 논의를 넘어, 역사가 무엇인지, 그리고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제공하며 나의 역사관에 큰 영향을 주었다. 역사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관점과 해석이 개입된 해석의 산물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역사가 단순히 과거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작한다. 그는 역사가는 과거의 사건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해석을 통해 역사를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의 사건은 무수히 많지만, 역사가는 자신의 관점과 목적에 따라 특정 사건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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