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열린 신앙』, 균열과 확장의 신학적 담론
김성은 저, 『오늘의 열린 신앙』은 단순한 신앙서적이 아닙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사회의 현실과 교회의 역할, 그리고 신앙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의 과정을 엿볼 수 있었어요. 마치 한 편의 긴 대화를 엿듣는 것 같았달까요? 단순히 신앙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신앙이 어떻게 살아 숨 쉬고, 때로는 부딪히고, 나아가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역동적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세 가지 측면에 주목해서 이 책을 분석해 보고 싶어요.
1. 균열된 신앙과 사회: 한국 사회의 아픔을 반추하다
책에서는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신앙의 관점에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어요.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불의, 정치적 갈등… 이러한 문제들이 단순히 사회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신앙 공동체의 내면에도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사회의 균열이 바로 교회 안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거죠.
특히, 저는 책에서 제시하는 ‘성장주의적 신앙’에 대한 비판이 인상 깊었어요.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성공을 신앙의 척도로 삼는 성장주의는, 결국 경쟁과 배타를 심화시키고, 소외된 이들을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았죠. 이러한 성장주의적 신앙은, 한국 사회의 압축적 성장 과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빠른 성장과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정의와 공정함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결국 교회마저 그러한 사회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성장’이라는 목표에 매달리게 된 거죠.
하지만 책은 단순히 비판에 그치지 않아요. 그 균열을 봉합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도 제시하고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연대’와 ‘포용’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습니다. 상처 입은 사회와 교회를 치유하고,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연대하고 서로를 포용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라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2. 확장된 신앙의 지평: 다양성과 포용의 가능성
『오늘의 열린 신앙』은 전통적인 신앙의 틀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책입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다양한 신학적 관점과 사회 운동들을 소개하며, 신앙의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이 부분은 기존의 한국 교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각이기에,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기존의 신앙 해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더 넓고 포괄적인 신앙의 지평을 열어나가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성 신학, 해방 신학, 생태 신학 등은, 전통적인 신학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에서 신앙을 해석하고, 사회적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신학적 흐름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신학적 시도들은 단순한 이론적 논의를 넘어, 실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예를 들어 생태 신학의 경우 환경 문제 해결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강조하며, 실제적인 환경 운동 참여를 독려합니다. 이는 신앙이 단순히 개인적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연대를 통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책이 제시하는 ‘열린 신앙’이라는 개념은, 바로 이러한 다양성과 포용을 바탕으로 구축된 신앙의 모습입니다. ‘열린 신앙’은 어떤 특정한 이념이나 교리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살아있는 신앙입니다. 그것은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을 경청하고, 서로 다른 신앙의 형태들을 존중하며, 함께 공존하는 신앙의 모습이죠. 저는 이 ‘열린 신앙’이야말로,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3. 개인의 신앙과 공동체의 책임: 균형있는 신앙의 조화
책은 개인의 신앙과 공동체의 책임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개인의 신앙생활은 중요하지만, 그 신앙이 공동체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죠. 개인의 영적 성장만을 추구하며,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은 진정한 신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회 참여’에 대한 강조였습니다. 단순히 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로 사회 문제에 참여하고, 정의와 공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신앙이 단순한 개인의 내면적인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개인의 신앙과 사회 참여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이 책은 개인의 영적 성찰과 사회 참여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개인의 신앙이 곧 사회적 책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즉, 진정한 신앙은 개인의 내면적인 성숙과 사회적 참여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이러한 균형있는 신앙의 모습이야말로, ‘오늘의 열린 신앙’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이상적인 모습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게 하는 매우 중요한 지침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