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페스트, 다시 읽다 절망과 희망의 메아리

대학 시절, 문학 수업에서 카뮈의 `페스트`를 읽어야 한다는 과제를 받았을 때, 사실 처음에는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난 좀 어두운 소설이나 딱딱한 문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업에서 카뮈의 실존주의 사상과 그가 시대를 관통하는 예리한 통찰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194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만,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떠나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꽤 강력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에서 다루는 분량보다 더 깊이 있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은 며칠 밤을 새워가며 책을 완독하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깊은 감동과 더불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 듯한 씁쓸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오란이라는 항구 도시에 갑자기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페스트`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도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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