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즐겨 보던 애니메이션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올랐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늑대와 염소의 이야기, 그리고 돼지 삼형제. 그 속에는 언제나 약육강식의 논리가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안에서 희생되는 동물들의 모습은 어린 나에게 깊은 슬픔과 동시에 막연한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그래서일까,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라는 제목은 나에게 강렬한 호기심과 동시에 어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이 책이 단순한 동물 이야기가 아닌, 인간과 동물,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순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소설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결국, 예상은 적중했고, 나는 책을 통해 잊고 있던 동심의 아픔과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다.

소설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소설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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